음식 끝에 “정情” 나지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사드리니 좀 새로워요.
여러분과 함께 좀 더 자유로이 소통하고 음식뿐 아니라 제가 평소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소소하게 담고 싶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여전히 손볼 곳이 있지만 새 공간을 오픈 하였습니다.
하나, 저는 음식 공부를 한 사람도 아니고, 요식업에 오래 종사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였어요. 20여 년 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새댁이 낯선 미국땅에 가서 음식을 만들어 사진을 찍고 싸이월드에 올려 그리운 가족 친구와 소통하며 지내는 게 낙이었지요. 그리고 겁 없이 사람들을 불러 모아 같이 먹는 것이 왜 이리 행복하고 뿌듯하던지요….많이 부족하고 어설펐을 텐데 듣기 좋아하라고 해 주시는 칭찬에 혼자 착각하며 많은 음식을 만들고 싸이월드에 자랑하기 바빴던 그런 시간이었어요^^ (혹시 그때 참 별로였는데 말없이 드셔 주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ㅎ) 사실 제가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식 재료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뚝딱 한 상을 차려내어 따뜻한 밥상을 나눠주던 친한 언니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언니들의 밥상은 그저 존경스럽고 늘 저에게 감동을 줬고 참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그 언니들을 닮고 싶었거든요.
둘, 낯선 싱가포르에 이사 오고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덥고 심심한 이 나라가요….
그때 한국에서 찾아와 주었던 저의 요리 스승이자 대학 때 집에 데려가 밥해주던 숨은 고수 요리 선생님 M 언니. "너 이 소스들 한번 먹어보고 만들어봐”,"그리고 너도 요리 수업해!!!"라며 레시피를 한 아름 건네주었는데, 그땐 "내가?? 무슨 요리를 가르쳐… “이 낯선 나라에서 더더욱이.."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 늘 음식을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가슴이 설레더라고요.. 살짝 그리고 조심스럽게요….. 그런데 꿈을 꾸면 현실이 되더라고요. 느리지만 아주 천천히 그 꿈이 제게 다가왔어요. 처음은 아는 동생들도 불러 가르쳐보고, 소스도 소소하게 만들면 주변 분들이 엉덩이 팡팡해 주시며 팔아주시기도 하시고요. 제 인생에 새로운 일이 일어난 거지요!!! 나이 40 넘어서 말이죠:) 그리고 저의 롤모델이고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는 요리 선생님 M 언니의 멋짐을 닮고 싶어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셋, 처음부터 다 뜻대로 풀리지는 않았지요. 대충하지 못하는 피곤한 성격 탓에 스스로 엄청나게 괴롭히고 성에 안 차서 자책하며 한없이 자존감이 바닥에 깔릴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나약해지고 지칠 때마다 언제나 동생 J와 언니 J가 저를 다독여 주더라고요. 아주 아주 맛나고 정성이 가득한 밥과 함께 그리고 그녀들의 따뜻한 눈빛과 함께 말이죠."언니는 너무 잘해"라고 했다면 어쩜 흘려 들었을 텐데 늘"현아씨는 참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언니가 가는 길이 틀리지 않아"라고 말하는 그녀들… 그녀들의 그런 따뜻하고 깊은 믿음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고 저도 그녀들처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넷, 마지막으로 늘 저를 찾아와 주시는 한 분 한 분이 계시기에… 사람이 좋고, 사람과의 관계마다 의미를 찾고 싶어하는 저에게 선물처럼 찾아오시는 좋은 분들.. 따뜻한 밥을 나누며 소통한다는것, 그리고 같이 공감하고 나눌 수 있다는것! 더더욱 제 일에 감사하고 여러분께서 저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어요.
지나고보니 제가 이렇게 사랑하는 천직을 찾고 행복하게 일을 즐길 수 있었던 건 닮고 싶은 좋은 사람들이 제 인생에 있고 그분들이 해준 따뜻한 밥 한 끼가 있었기 때문이고, 또한 저의 음식을 좋아해 주시고 같이 드셔 주시는 많은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매일매일 깨닫고 있습니다.
"음식 끝에 정(情) 나지요"라는 말은 제가 좋아하는 장선용 요리 선생님의 책 제목이에요. 음식만큼 관계에서 정분 내기 좋은 게 또 있을까요? 저의 시작도 좋은 사람들 덕에 저 문장과 다르지 않았기에 늘 마음에 새기는 참 좋아하는 말이에요.
길게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여러분과 늘 정분나는 요리 선생님이고 싶습니다.
늘 초심 잃지 않고 더 따뜻한 밥 많이 지을게요. 참 감사합니다.
김현아

전문적인 푸드 스타일리스트로의 새로운 여정을 멋지게 시작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친정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현아님의 정갈한 음식에서 사람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까지 그대로 느껴졌던 예전의 좋은 시간들이 기억납니다. “음식 끝에 정 나지요.” 라는 말과 현아님의 요리 철학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쿠킹 클래스도 듣고 싶고, 수제 양념들도 주문하고 싶은데 멀리 살고 있어서 항상 아쉽습니다.
앞으로 더 멋진 활동 이어가시고, 번창하시길 멀리서 기원합니다.
그런 경험과 추억들로 쌓인 정이 나를 키워주었어~ 나에게 정 듬뿍 준 우리 B도 너무 그립고 고마워:)
멋진 홈페이지 개설 축하해요!!! 쿠킹클래스는 저의 싱가포르 생활에 많은 힘이 되었답니다. 맛있는 식사와 센스넘치는 상차림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까지… 정이 듬뿍 들고 왔지요. 앞으로 번창하길 바라며 블로그에도 자주 놀러올께요.^^
싱가폴에서 함께 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귀했던지… 항상 고마워^^